미산 스님의 하트스마일 명상
다섯 단계 수행, 자비와 사랑 ‘몸짓 언어’
나를 열고 남도 열어 ‘우리는 하나’ 공감
“그는 대기업의 친절교육을 담당하는 중역이었어요. 놀랍게도 그는 심한 우울증 환자였어요. 겉으로는 친절함을 강조하는 그였지만 감정노동자가 겪는 불안과 강박증에 시달린 거죠.”
‘하트스마일 명상’을 4년째 보급하고 있는 미산 스님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직장인을 포함한 현대인들은 정신적인 질환뿐 아니라 피부질환 등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미소 짓는 표정이 일품인 스님 역시 젊은 시절엔 항상 찡그리고 불만스런 표정으로 살았다고 한다.
미산 스님은 “하트스마일 명상은 인간의 몸과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자애심을 일깨워, 자비심을 드러나게 하는 수행법”이라고 설명한다. 이 명상 수행법에 쓰인 동작은 바로 하트마크. “하트마크는 지구촌 남녀노소 모두에게 소통할 수 있는 자비와 사랑의 몸짓입니다. 스마일 역시 사람들 사이에 긴장을 풀어주고, 따스하고 훈훈한 느낌을 충만하게 해줍니다.”
그가 개발한 하트스마일 명상의 시작은 두 손을 머리로 올려 두 팔로 크게 하트 모양을 그린 뒤, 가슴 앞에서는 작게 하트 모양을 만들며 절 동작을 천천히 33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동작은 몸과 마음의 이완과 깨어 있음을 통해 따스함과 훈훈함이 몸과 마음에 나타나게 합니다. 천천히 30분 동안 반복해서 절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깨어 있음의 마음 근육이 커집니다.”
그 다음엔 하트스마일 감사명상을 통해 살아오면서 가진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모든 일에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이어서 ‘따기온스’행법을 한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스민다’의 줄임말인 따기온스는 앉거나 누워서 편한 자세로 몸과 마음이 동시에 깊은 휴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또 소리를 통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고, 집중력을 강화시켜주는 ‘옴 명상’을 한다. ‘옴’이라는 글자를 들숨과 날숨을 함께 길게 소리내며 ‘텅빔’을 느끼는 것이다.
마지막엔 본 명상이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어 따스하고 훈훈한 느낌이 온몸에 가득하게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따스함은 본래 내재된 자애심을 무궁하게 드러나게 하는 마중물(촉진제)이 된다고 미산 스님은 설명한다.
“그 대기업 중역은 하루만에 잃었던 미소를 찾았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가짜 미소가 아니라, 속에 있는 진짜 미소를 찾아낸 것이죠.”
”우리나라 감정노동자 700만 명 중 50% 이상이 정신적 불안과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요. 겉으로는 친절한데 속으로는 너무 불편해서 진정한 자비가 나오지 않는 것이죠. 진짜 미소가 나오려면 내면으로부터 자신이 온전하고, 우리가 하나라는 공감이 일어야 합니다.”
해마다 4차례 상도선원에서 진행되는 이 명상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이 2박3일 동안 집중 수행을 통해 몸을 정화하고 몸에 자비의 에너지가 퍼지게 만들어, 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 순회시키는 프로그램이라고 미산 스님은 설명한다.
오는 21일 <밝은사람들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학술 연찬회 ‘자비, 깨달음의 씨앗인가 열매인가’에서 선불교의 자비 수행법에 대해 발표하는 미산 스님은 백양사에서 수계한 이후 스리랑카와 인도를 거쳐 초기불교 연구의 중심지인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교 세계종교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 상도선원 선원장과 중앙승가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