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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사랑하는, 정의로운 세상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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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는 ‘몽골 첫 부제’ 바타르 엥흐…8월 첫 사제 서품 예정 1453116404_00549124301_20160119.JPG» 바타르 엥흐
“종교·국적·이념·사상을 뛰어넘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인간적으로 사랑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대전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8일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는 바타르 엥흐(29)는 ‘몽골인 첫 사제’가 되는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몽골은 1924년 사회주의 국가가 된 뒤 90년대 개방될 때까지 종교의 자유가 없었다. 천주교도 92년에야 전래됐다. 이처럼 역사가 짧은 몽골 천주교에서 그는 오는 8월이면 첫번째 사제가 된다.

엥흐 부제는 “한국 생활 8년은 전체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8살에 작은누나가 다니는 프랑스어학원의 선교사로부터 처음 천주교를 접했고, 몽골의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2008년 8월 사제가 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2004년 집을 나와 성당에 살며 신학대에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3개월 동안 울면서 반대해 일반 대학을 먼저 졸업했다”고 회상했다. 그 뒤 어머니와 누나 등 가족 모두가 천주교 신자가 되었고, 2007년 세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몽골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6개월간 어학당을 다녔지만 입학 초기에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한 엥흐 부제는 “한글 성경을 보느라 사전을 하나하나 찾아 의미를 확인했기 때문에 오히려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4년 12월 대전교구 대흥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부제 서품식 때는 어머니와 누나들도 방한해 참석했다. 그때 그는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8살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느꼈고, 어린 나이에 ‘인생에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도 있고, 크고 작은 이별 등 삶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몽골의 천주교 신자는 1천명 정도, 성당도 10개가 넘지 않는다. 또 몽골어로 번역된 가톨릭 성경이 없어서 개신교 성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8월28일 울란바토르 주교좌성당에서 사제품을 받는 엥흐 부제는 인사차 다시 한국에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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