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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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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핸드폰, 부모는 윽박 중독, 해독제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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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학생 인성교육 ‘EGG 깨뜨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눈길이 가는 한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스님! 이 아이 혼내서라도 스마트폰 놓고 공부할 수 있게만 해주세요! 어릴 땐 공부 잘하던 녀석이 핸드폰 하면서 이상해졌어요. 이제 제 말도 안 듣습니다!” 그러고는 아이에게 윽박지르며 “너!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하곤 쌩하니 나가버리셨습니다.

순간 “문제는 당신에게 더 많이 보입니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더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수련복을 갈아입는 순간조차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며 제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아이의 분노가 폭발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는 시간에 심한 욕설을 끊임없이 하였습니다.

저는 둘만의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는 이제까지 부모님께 단 한 번도 칭찬을 듣지 못해 마음에 상처가 컸습니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라도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심하게 나무라거나 무시하고 아이의 말은 들어주지도 않아 더 이상 부모님과의 대화가 싫고 휴대폰을 하는 시간만이 불안감에서 해소된다 하였습니다.

현상으로 볼 때 아이의 휴대폰 중독이 큰 문제로 보였는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칭찬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해 다친 아이의 마음은 그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저는 아이에게 휴대폰을 하지 말아야 할 상황들에 대해 스스로 정해보도록 한 후 휴대폰을 바라보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보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 후 부모님과 함께 ‘내 아이 긍정명상’을 통해 아이의 장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부모님이 자기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아이는 울었고 마침내 100개의 장점을 나눈 후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100점 만점에 70점 맞았으면 30점 틀렸다고 야단치는 게 아니고 70점 맞았다고 칭찬하는 자세가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걸을 깨우치는 중요한 시간이 됐습니다.

아직 못 이룬 것에 대한 불만보다 이미 이룬 것에 대한 만족이 행복의 시작임을 서로 알았기에 더 좋은 가족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눈에 보이는 아이의 문제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일방적인 방법이 아닌 가족 구성원 내면의 아픔을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문제점 또한 자연스레 사라지는 이것이 곧 ‘가족치유’이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없는 자에게 인내하네. 그것을 최상의 인내라 부르네. 힘 있는 자는 항상 참아내네.”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도 받지만 그 상처 역시 가족에게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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