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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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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들어간’ 지 4시간만에 불꽃되어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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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반한 월면 스님 다비식
 “희고 맑은 달이 물든 산빛은 옛과 지금을 머금었다” 임종시
 초록 숲, 푸른 하늘과 흰 연기, 붉은 불꽃이 평화롭게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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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외친다. “스님, 불 들어가요~~~~”
불붙은 솜방망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스님들의 손에 들린 불붙은 솜방망이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땅 바닥에 사방 십자가로 패인 구멍에 불덩어리가 들어간다. 사부대중들은 스님이 변화하는 무상 속에서 열반사덕(涅槃四德)으로 영원히 사실 것을 기원하며 기도한다. 집채만한 짚푸라기 덩어리에서 조금씩 연기가 피어 오른다. 하루 전날부터 물을 먹여 놓아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푸른 하늘로 하늘하늘 흰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른다. 아마 스님의 영혼도 저 흰 연기처럼 가볍고, 흔쾌히 하늘로 오르리라.
 10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다비식이 진행됐다. 법명이 월면(月面)인 대화상의 산중장(山中葬)이다. 월면 스님은 21살에 출가해 월정사에서 탄허 스님을 계사로, 의찬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오대산 북대 미륵암과 상원사 청량선원 등지에서 20여 안거를 지냈고, 횡성군 봉복사 주지로 소임을 보는 등 이(理)와 사(事)가 원만한 출가사의 삶을 보였다. 지난 8일 오전 9시 법랍 54세, 세납 75세에 원적에 드신 스님은 평소 모아둔 시주금을 불교포교 사업을 위해 쓸 것과 장례는 소담히 치를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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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오전 11시 월정사 대웅전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스님의 임종(臨終)시가 발표됐다.
 “청량산에서 부처님 등불을 밝혀 뜬 구름 걷히니/번거로운 세상과 고요한 세상이 어느 곳에 있겠는가/여름의 꿈이 아직 익지 않았으나 벌써 종이 울리니/희고 맑은 달이 물든 산빛은 옛과 지금을 머금었다”
 정념 월정사 주지 스님의 진심어린 추도사에 이어 헌화, 그리고 발인이다. 24명의 스님이 운구를 맡았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1㎞ 운구해야 하니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 스님이 평생 수행과 정을 쏟으신 월정사 대웅전을 지나 운구행렬은 다비장으로 향한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랗고 하얗고 초록인 형형색색의 만장이 가신 이를 애도한다.
 강원도의 다비 방식은 관을 참나무 장작 더미에 올린 뒤, 참나무 장작으로 꼼꼼히 에워싼 뒤 젖은 짚으로 다시 덮고 밧줄로 꽁꽁 묶는다. 숲이 많은 강원도이기에 불꽃이 마구 날리지 않게하기 위해다. 짚에 물을 먹이는 이유도 관을 에워싼 참나무가 충분히 유골을 태울 때까지 불꽃이 외부로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다. 실제로 불을 붙인지 4시간만에 불꽃이 외부에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장작에 활활 불이 붙는 다른 지역의 다비식과 다르다. 사리 수습은 다비식을 시작한 지 18시간 뒤인 12일 오전 7시께.
 불이 붙는 동안 몇몇 스님은 주변을 돌며 염불을 외운다. 활활 불이 타오른다. 초록의 숲과 푸른 하늘과 흰 연기와 붉은 불꽃이 평화롭게 어울린다.
 평창/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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