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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의 나라에선 애꾸눈이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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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소등.JPG»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26일 저녁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의미로 촛불과 모든 조명을 끄는 행동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littleprince@hani.co.kr


동방의 등불

                    R. 타고르(1861-1941)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 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나도 갈라지지 않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하여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지금 광화문에서, 부산과 대구와 광주, 제주에서, 그리고 작은 도시와 작은 읍에서까지 등불이 켜지고 있다. 등불이 어둠을 밝히기 시작했다.

 어두운 지하세계에서는 맹인이 왕이다. 어둠에 가장 익숙한 사람이 다스린다.
 더구나 용이한 지배를 위해 사람들의 눈을 멀게한 애꾸눈은 어떤 감시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맹인들 세상에서 혼자 온갖 짓을 다 할수 있다.
 
 옛부터 신민을 다스리는 독재자와 식민지를 다스리는 제국의 법칙은 하나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 힌두교와 무슬림을 나눠 서로를 눈멀게 했듯이
 코리아에선 남북을 나누고, 동서를 나누고, 빈부를 나누어 담벽을 쌓아 조각조각냈다.
 맹인들에겐 알수 없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만 심어주면, 그의 정신을 지배할 수 있다.
 언제든 그의 두려움만 자극하면, 독재자에 대한 감시 대신 독재자에 대해 충성하도록 프로그래밍 된다.
 남북의 적대감, 동서의 감정, 그것이 바로 박정희와 김기춘 박근혜로 이어지는 맹인프로젝트다.

 촛불은 맹인화 프로그래밍에서의 탈출이다.
 
 이제 빛을 밝힌다.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든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나도 갈라지지 않는 곳,
 끊임 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코리아가 깨어나고 있다.

눈을 뜨면 종이호랑이는 종이일 뿐 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을 뜨면 앞에도 뒤에도 늑대가 노려보고 있다는 양치기의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를 볼수 있다.
눈을 뜨면 빛이다. 지하에서도 촛불을 밝히면 어둠은 사라진다.
 
맹인국, 지하세계를 밝혀주는 등불이 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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