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조엘 쿠퍼먼은 《훌륭한 인생에 관한 여섯 개의 신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믿고 있는 신화 여섯 가지 중의 하나로 "인생은 꼭 즐거워야 한다"를 꼽습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즐거움이나 쾌락의 크고 작음이 우리의 인생 전체를 좌우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생 자체에 대해 단순하지 않게 더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것과, 그 생각과 성찰 속에서 어떤 보편적인 잣대를 찾기보다는 저마다의 출구를 찾으면서 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 분석 심리학의 창시자인 카를 융 역시 자신에게 특별한 학문적인 성취를 가능하게 해준 것은 청년기의 고뇌였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한편 작가이자 미술 비평가로 유명한 존 버거는 《본다는 것의 의미》에 이렇게 썼습니다. "인간이 인간 자신의 내면에 깃든 기계적인 측면을 초월하기 위해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고뇌'다."인간의 내면에는 본질적으로 차갑고 단조로운 기계같은 측면이 있는데, 그걸 극복하고 초월하려면 고뇌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고뇌할 줄 알아야 인간이라는 겁니다. 앞서 이야기한 조엘 쿠퍼먼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 '생각과 성찰'도 고뇌와 같은 뜻의 다른 단어일 겁니다. 각자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저마다의 출구'로 가는 길에는 항상 고뇌라는 어렵고 힘든 고비가 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심리 성장의 가장 중요한 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의 위안>(김경미 지음, 교양인) '고뇌는 우리를 성숙시킨다'중에서 저자 김경미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비망록>이 당선되었으며, 2005년 노작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한국방송작가협회 라디오작가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 8월~11월 미국 아이오와 국제창작레지던스(IWP)에 참가하였다. 원주 한라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2011년부터 경희 사이버대학에서 심리학을 주제로 교양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KBS-1FM 작가로 일하고 있다. 시집 『쉿, 나의 세컨드는』 『고통을 달래는 순서』, 산문집 『바다, 내게로 오다』, 심리 에세이 『행복한 심리학』을 출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