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공공 도로 지하 점용 주민 소송 각하
행정법원 "주민 소송 대상으로 볼 수 없다"…전문심리위원 의견과 정반대 결론
2013.07.09 <뉴스앤조이> 김은실 (raindrops89)
▲행정법원이 사랑의교회 공공 도로 지하 점용 취소를 신청한 주민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공공 도로 지하를 사용하는 부분은 주민 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진은 서초역 부근에 공사 중인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뉴스앤조이 김은실
행정법원이 사랑의교회의 공공 도로 점유 취소를 신청한 주민 소송을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 7부(재판장 송우철)는 7월 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원고가 신청한 공공 도로 지하 점유 허가와 건축 허가는 주민 소송 대상인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관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공 도로 지하를 사용하는 부분이 지방자치법 17조에서 규정한 주민 소송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살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주민 소송은 지자체가 재정을 올바르게 집행하지 않았을 때 제기할 수 있는 것인데, 공공 도로 지하 점유나 건축 허가는 재정의 관리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행정 처분으로 지자체가 설령 손해를 본다고 해도 주민 소송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공 도로 지하를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일과 점용료를 받는 행위는 별개이지 하나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원고 측과 전문심리위원은 주민 소송은 주민의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므로 대상이나 목적을 제한하기보다 지자체를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행정법원 재판 7부의 생각은 달랐다. 법의 해석과 적용을 넓게 해석하여 주민 소송을 남발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안건인 건축 허가는 일반적 행정 처분이므로 주민 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선고가 끝나자 법정을 찾은 교인 100여 명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렸다. 건축을 지지하는 교인들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재판부에 박수를 보냈다. 법정을 나서면서도 교인들끼리 포옹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기뻐했다. 반면 건축에 문제를 제기했던 교인들은 말 없이 법정을 나섰다.
이번 판결은 전문심리위원들이 내린 법 해석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재판부는 올해 1월 재판을 시작하면서 공공 도로 지하 점용이 주민 소송 대상에 해당하는지 전문심리위원에게 질의했고, 전문심리위원 2인은 "모두 주민 소송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답변을 보냈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재판을 5월까지 연기했는데 정작 판결은 정반대로 냈다.
원고 측은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문심리위원들이 적법한 주민 소송이라고 결론을 내린 터라 소송이 각하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소송을 제기한 황일근 서초구의원은 "법원이 사랑의교회의 건축 부담을 덜어 주는 판결을 했다. 사랑의교회의 권력과 힘을 다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항소할 계획이다.
한 교회 관계자는 감사한 일이라며 반기면서도 앞으로 겸손히 더 잘하겠다고 조심스레 소감을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or.kr)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