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관계를 오래 맺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친구는 오래 묵힐수록 좋다는 말이 있지만 오래 묵힐수록 독이 되는 관계도 있다. 도중에 분명히 썩어가는데 과감히 잘라내지 못했을 때이다. 소개팅을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소 세 번은 만나봐야 한다고 하질 않나, 연애를 해도 계절을 한 번씩 겪어야 한다며 1년은 사귀어야 헤프지 않게 연애했다고 간주하질 않나, 어렸을 적 혹은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관계를 성인이 되어서도 잘 관리하면 인간성이 좋은 것처럼 생각한다. 왜 한 번 만나봐도 괴로운 사람을 두 번씩이나 더 만나서 스스로를 고문해야 하며, 왜 3개월 미만으로 끝나버린 연애에 대해선 죄책감을 느껴야 하며, 왜 공통의 관심사도 없는 옛날 친구들과의 모임에 억지로 나가야 할까. 이 모든 것은 강박이다. <태도에 관하여>(임경선 지음, 한겨레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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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관계에 대한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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