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큰스님(1924~2003)은 하루 한 끼의 공양과 청빈과 장좌불와를 일생을 두고 실천하셨습니다. 그중 사성암에서의 혹독한 고행은 세간에 알려질 정도의 두타행이었습니다. 큰스님은 동안거 결제정진을 위해 암주보살에게 방세를 주어 아랫마을로 내려 보내시고 홀로 산중에 남아 삼동 한 철을 공부하셨습니다. 안 자고 안 눕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 큰스님은 겨울 눈보라에 맞서 정진하셨습니다. 암주보살이 절 안에 놔둔 고양이 때문에 밤중에 가끔씩 아무도 오는 이 없는 산중 사성암에 올라와보곤 했는데, 큰스님께서는 껌껌한 바위 웅덩이에서 찬 샘물을 큰 양동이에 받아 아주 천천히 머리에서부터 붓고 계셨다고 합니다.
‘생사사대 무상신속 촌음가석 신물방일(生死事大 無常迅速 寸陰可惜 愼勿放逸, 삶과 죽음이 가장 큰 일인데 덧없는 세월은 빨리 가버리니 짧은 시간도 한껏 아끼며 방심하고 게으르지 말라)’
‘근고청중(謹告淸衆 삼가 청정대중에게 알림)’의 푯말을 수행처 앞에 내거는 큰스님은 수행처 앞에 써놓은 당신의 말씀대로 수행을 하셨습니다. 말씀과 행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큰스님의 수행을 겨울 혹독한 추위도 어쩌지 못했습니다.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유철주 지음, 상상출판 펴냄)에서
유철주
2003년부터 <현대불교신문>, <불광> 등 불교계 언론에서 일했다. 현재 선(禪) 전문지 <고경>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해인사 백련암에서 발행하는 <고경>은 선과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담아내는 잡지다.
지금까지 <산승불회>, <진광불휘>, <흠모>, <스님의 물건> 등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