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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로 잘 사는법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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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아름다운마을공동체식구들-.jpg

23년 전 시작해 서울 강북구 인수동과 강원도 홍천에 공동체마을을 가꾼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식구들.

사진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제공




공동체로 잘 사는법 7가지

 

욕망하면 너도 나도 고통스럽지만, 욕망을 넘어서면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해진다.

 

 탐욕과 경쟁에 지쳐 서로를 죽이는 자본주의적 삶의 대안으로 선택한 공동체. 책과 말만이 아니라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공동체)를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려던 이들이 발견한 공동체적 삶의 필수요건

 

 


 핵가족화를 지나, 네집 건너 한집은 1인가구인 시대다. 개인적 삶을 침해받는 것을 거부해 개인적 자유는 늘지만 그만큼 ‘군중 속의 고독’또한 커져간다.


 그런데 이런 대세를 거스르고 공동체를 꾸려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 개신교가 있다. 한국 개신교의 공동체는 뿌리가 깊다. 이미 1899년 남강 이승훈은 평북 정주 친인척들을 이주시켜 이상촌인 용동촌을 꾸리고 오산학교를 열어 민족의 선각자들을 길러냈다. 함석헌, 주기철, 한경직, 이중섭, 김소월 등이다. 또 규암 김약연 등 141명은 함북 회령에서 간도 용정에 이주해 한민족마을공동체인 명동촌을 세웠다. 김재준 윤동주 문익환 문동환 안병무 강원룡 등이 명동촌 출신이다. 공동체운동의 태두로 알려진 마하트마 간디가 남아프리카에 피닉스 공동체(1904년)과 톨스토이공동체(1910년)를 세운 것보다 앞서 마을공동체 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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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학교 설립자 남강 이승훈 


1911년 오산학교 2회 졸업식.jpg 

1911년 오산학교 2회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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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촌 설립을 주도한 규암 김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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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촌의 김약연 회갑식날.



기독교 2천년을 지탱해온 독신 수도자 위주의 수도원 공동체는 가입자들이 줄어 퇴조하는 반면, 이런 마을공동체운동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타인을 죽이고서라도 개인의 성장만을 추구하며 신성과 인간성을 말살하는 자본주의적 탐욕과 경쟁의 삶에 대한 반작용이다. 신앙을 함께하는 이들이 공동체를 통해 영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되찾는 공동체를 자본주의적 질병의 대안적 삶으로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이기적 삶에 길들여온 현대인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에게 공동체적 삶의 비법을 전수하는 연수회가 열렸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대표·최철호 목사)가 설립한‘공동체지도력훈련원’주최였다. 서울 광장동 장신대에서 15~17일 2박3일간 열린 연수회엔 공동체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꿈꾸는 희망자 등 무려 200여명이 함께 해 공동체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책과 말만이 아니라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공동체)를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려던 이들은 과연 공동체적 삶의 필수요건으로 무엇을 꼽을까. 활발한 발표와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 가운데 7가지를 간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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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에서 2박3일간 열린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연수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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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회에 참석한 홍천 아름다운마을 공동체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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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회 강의에 귀를 기울이는 청주들




 1.자기를 비우고 섬겨라=남강의 오산학교 제자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알리고 있는 씨알사상연구소장 박재순 목사는 성공한 기업가로 사재를 털어 오산학교를 세운 남강의 이상촌 운동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것은 남강의 자기 비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궂은 일은 자신이 맡고 빛나는 일은 남을 내세웠다. 오산학교의 화장실의 변을 그가 치웠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존댓말을 썼다. 3·1운동 뒤  그는 감옥에서 고령자였음에도 변기 청소를 3년 내내 도맡아 했다. 오산학교에선 학교 지붕이 세면 자기 집 기와를 벗겨 학교 지붕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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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사상연구소장 박재순 목사



 2.예수를 믿는데서 나아가 그의 삶을 살라=박재순 소장은 또 “남강을 받들어 오산학교에서 가르친 함석헌의 스승 유영모는 예수를 믿는데서 나아가 예수를 이어서 살아야 한다고 보았다”고 소개했다. 예수를 믿는다면서 말만 앞세우고, 실천은 하지않아 언행이 일치하지않는 신앙인에 대한 일침이다.

  

 3.일이나 형식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겨라=1984년 사랑방공동체를 세워 경기도 포천에 대안학교를 갖춘 전원공동체를 일군 정태일 목사는 “성경의 주제는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체목회 지도자는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식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을 성취하려다 정작 사람 사이의 사랑이 깨지고, 사람을 잃는 우를 경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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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공동체를 일군 정태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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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 사랑방공동체



 4.자기 욕망을 성령의 음성으로 둔갑시키지 말라=아름다운마을공동체 대표 최철호 목사는 “사람들은 자기 욕망과 성령의 음성을 혼동한다. 사실 의도적으로 혼동한다. 따라서 지체(공동체의 형제 자매) 안에 있는 성령의 음성에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이나 영성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잔소리를 통해 훈련되며, 관계가 깊어질수록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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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일군 최철호 목사



 5.심령만이 아니라 영과 육을 동시에 살려라=김용기 장로가 설립한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교목을 했던 두레교회 오세택 목사는 “김 장로에게 가나안이란 버려진 땅을 찾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만드는 것, 이미 성취된 중심부를 좇아 안일과 영광을 누리는 삶이 아니라 아직도 무시당하고 버려진 주변부를 찾아 근로와 봉사의 희생정신으로 정신과 육체를 회복하는 삶”이라며 “심령만이 아니라 육체와 심령을 동시에 깨워 자기애적 욕망에서 벗어나 타자애적 열망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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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교회 오세택 목사



 6.집단 최면의 우상숭배에서 벗어나라=최철호 목사는 “돈,소비,권력,제국,학벌,부동산,분단이데올로기 등 세상이 조장하는 ‘조작된 욕망’과 ‘조장된 불안’이 생명을 고갈시키고 있다. 이런 우상의 주요한 작동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로 살고 싶은 젊은이들은 불안과 걱정의 노이로제를 벗어버리고,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삶 속으로 뛰어들라”고 독려한다.                                                                                                            

  7.부유해지고 성장해야 구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라=1980년부터 경남 산청에 민들레학교를 꾸린 민들레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김인수 교장은 “자기만을 사랑하고 돈만을 사랑할 때 시작되는 게 종말이고 지옥이다. 돈과 성공을 사랑하는 마음 뒤엔 결국 ‘너 죽고 나 죽자’는 죽음의 영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사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한 것은 권력자나 부자가 아니라 동병상련을 앓는 가난한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 제자도의 핵심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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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에 민들레공동체를 일군 김인수 교장


 글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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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회를 마치며 성찬식을 하고 친교를 나누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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