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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들 첫번째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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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들 첫 번째 시국선언, "박근혜 대통령, 국기문란에 대해 사과하라"
부산교구 사제 121명,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을 둘러싼 모든 사태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와 함께 한 교회에 대한 도전이며,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악”

2013.7.25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천주교 시국선언.jpg

▲ 부산교구 사제단이 부산 가톨릭회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 장영식 작가)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들이 국가정보원 대통령선거 개입을 비롯한 모든 관련 사태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제단은 "현재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시민의 항거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동화 신부, 이하 부산 정평위)는 7월 25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국정원 사태에 대한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121명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산교구 사제들의 자발적인 요청과 부산 정평위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시국선언은 국정원 사태와 관련, 한국 가톨릭 교회 사제들로서는 첫 번째 입장 표명이다.

이날 선언에 동참한 121명의 부산교구 사제단은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정원의 남북정상 대화록 불법공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의 남북정상 대화록 불법 입수 경위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국기문란에 대한 대통령 사과” 등을 촉구했다.

사제단은 최근 국가 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공작 정치, 그것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지켜볼 수 없어, 교회 가르침 안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배경을 밝히면서,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경찰의 수사결과 허위 발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통한 국기문란 등의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는 사제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탄했다.

사제단은 “이 모든 일들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민주주의를 위해 역사와 함께 했던 교회에 대한 도전,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악”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과거 4.19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과 같은 민주시민의 항거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121인의 시국선언

 

 

“정의는 죽지 않는다.” (지혜서 1,15)

 

정의와 양심의 보루로서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121명은 교회 가르침 안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근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공작정치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에 대한 우리 입장을 밝힙니다.

교회는 민주주의를 높이 긍정합니다. 왜냐하면 이 체제가 인간 존엄을 보장하고자하며 독재를 반대하고 국민에게는 정치 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주어 통치자들을 선택하거나 통제하며, 필요한 경우엔 통치자를 평화롭게 교체할 가능성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민주주의 체제 그 자체가 도덕적일 수는 없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정당성과 도덕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목적들과 동원하는 수단들이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국가 권력의 성실하고 책임 있는 봉사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사태는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였고, 이를 수사한 서울 경찰청의 발표가 허위였다는 것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은 이러한 국기문란 행위를 덮기 위해 국가기밀문서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공개하여 또 다른 국기문란 행위를 자행하였습니다. 더구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발언을 통하여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 12월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입수하고 그것을 대통령 선거와 이후의 정치에 이용했다는 사실에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제로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기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많은 이들이 피와 희생으로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우리 사회의 신뢰와 합의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역사와 함께 했던 교회에 대한 도전이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진실 규명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끝이 보이지 않는 침묵과 소모적 논쟁 그리고 온갖 핑계로 발뺌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 정부의 뿌리가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의 연장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하느님의 정의를 두려워하십시오! 귀를 열고 들으십시오!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이것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면 4․19 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과 같은 민주 시민의 항거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이제 우리 부산교구 사제 121명은 신앙의 양심과 경고를 담아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2. 국정원의 남북정상 대화록 불법공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3.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이 남북정상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입수한 경위를 철저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4.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같은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을 밝혀라.


2013년 7월 25일
천주교 부산교구 신부 121인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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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이 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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