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급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찾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진짜 급한 일은 잊어 버리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바쁘다고 한다.
경봉 스님은 16세에 출가하여 35세에 깨달음을 얻었다. 고요한 방에서 촛불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촛불이 춤을 추었다. 그순간 활짝 마음이 열려 그 심경을 노래하였다.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공이 나타났네
허허 이제 만나 의혹 없으니
우담발화빛이 온누리에 흐르는 구나.
그 뒤로 걸림 없는 지혜를 얻어 법석을 여니 극락암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극락암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스님께서는 물으셨다. 극락에는 길이 없는데 어떻게 왔노?
큰스님 방에는 당신 붓글씨로 좌우명 한귀절을 써서 붙여 놓았다.
몇줄기 구름빛은
산봉우리로 피어 오르고
시냇물 소리는 난간에서 들린다.
고운 것은 미워하고 싫은 것은 즐거워 하도록 노력하련다
큰 활용은 미간조차 꿈쩍않는 것
야반삼경에 촛불춤을 볼지어다.
» 경봉 스님(1892~1982)
할 말이 있는 이는 10분 이내로 하고 나가도록 한다.
1980년대 초반 가수왕 조용필이 대마초사건으로 위안을 찾고자 큰스님을 찾아왔다.
머하는 사람이고? 노래하는 가숩니다. 그래 그러면 노래 한번 해보거래이. 구성진 노래 한가락이 암자에 울려 퍼졌다. 고놈 참 노래 잘한데이. 네 안에 꾀꼬리가 들었구나. 네 안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참주인이 누구인지 아느냐?
찾아보거라 누가 노래하는지?
네 안에서 노래하는 꾀꼬리를 찾으라는 말을 듣고 조용필은 말문이 막혀 산길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목에서 오도송처럼 가사가 터져 나왔다.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어두워져 가는 길목에 서면 어린시절 술레잡기 생각이 날거야
대형가수 조용필의 히트곡 ‘못찾겠다 꾀꼬리’의 탄생비화이다.
소금이 바닷물에서 나오지만
물에 들어가면 녹아 버린다.
봄이 오면 비바람으로 꽃이 피어나지만 비바람 때문에 꽃이 떨어진다.
여인의 몸에서 사람이 나오지만 여인 때문에 사람들은 쓰러진다.
노년의 큰스님이 시자들에게 들려준 경책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