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서우담 소장이 묻고 스승인 탄허 스님이 답한 내용입니다.
» 영화 <옥자>의 한장면
○夫巢知風하고 穴知雨하며 蜘蛛는 有布網之巧하고 蜣蜋은 有轉圜之能하니 物皆如是同稟靈明하야 至於好生惡死之情하야도 亦何嘗異於人哉리오 方其砉然奏刀하며 愬然就死之時하야 盻盻然視하며 唶唶然鳴하나니 豈非含怨結恨之情狀也리오 而人이 自昧耳니라
○ 대개 둥지 틀고 사는 짐승은 바람 불 줄을 미리 알고, 구멍 속에 사는 짐승은 비 올 줄을 미리 알며, 거미는 그물을 치는 재주가 있고, 쇠똥구리는 쇠똥을 동그랗게 굴리는 능력이 있다. 만물이 모두 이와 같이 신령스러운 밝음[靈明]을 받았으니,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심정에 있어서 또한 어찌 사람과 다르겠는가? 그 획획 놀리는 백정의 칼에 벌벌 떨면서 죽음으로 나아갈 때를 당하면 힐끗힐끗(원망하듯이) 바라보며 구슬프게 울부짖으니, 어찌 원망을 품고 원한을 새기는 정상(情狀)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스스로 모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