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엔 동학(천도교)이 한반도 변혁에 큰 동력을 제공했지만, 근현대를 통틀어보면 개신교만큼 한국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종교는 없다.
개신교와 함께 근대적 교육, 복지, 의료, 간호가 들어왔고, 여성·시민·인권 운동이 시작됐다. 또한 약자를 위한 사회참여의 반대쪽에선 권력 유착이 심화됐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0일 한국 기독교에서 눈여겨봐야 할 장면과 주제를 100개 선정해 <기독교, 한국에 살다>라는 책을 펴냈다.
임희국 장신대 교수를 집필위원장으로 11명이 집필에 참여해 한국 기독교 130년 역사를 정리했다.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아에 걸쳐 봉건적 전근대성을 청산한 개신교의 역할들이 망라됐다. 특히 지금까지 개신교 역사서들이 별로 담지않았던 ‘한국개신교 영성운동’이나‘기독교이상촌운동’, ‘한국교회의 이단’등도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1969년 박정희 정권이 영구집권을 위해 삼선개헌을 강행할 때 윤보선,함석헌, 김재준,이병린,장준하,김관석 등이 김대중, 김영삼과 함께 삼선개헌에 반대한 반면 한경직, 박형룡, 조용기, 김준곤, 김장환, 김윤찬 등 242명의 목회자들이 조직한 ‘대한기독교연합회’가 3선개헌 지지를 밝힌 역사도 들어 있다. 또 1961년 5.16구테타 당시 진보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차 처음엔 지지 성명을 낸 부끄러운 과거도 함께 담아냈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열게 한다. 이 책에선 1917년 춘원 이광수가 당시 개신교인들을 비판한 내용을 밝히고 있는데, 지금도 돌아봐야할 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춘원이 말한 개신교인의 4가지 결점은 △계급적이다 △교회지상주의다 △교역자의 무식함이다 △미신적이다 등이다.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 프란시스홀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 책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을 검토중이다.
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