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 경기도 가평 천정궁에서 열린 문선명 총재 1주기 추도식. 사진 통일교 제공
문선명 사후 1년 통일교는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 총재 1주기에 참석하러온 일본인 여신도가 분신을 시도해 3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사건으로 인해 다시 통일교에 세간이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분신을 시도한 여성이 중태중이어서 왜 분신을 시도했는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고 있지않은 상태다.
통일교 관계자들은 분신 여성이 우울증을 앓아온 점을 들어 개인적인 심리 문제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얘기를 흘리고 있다.
그러나 문 총재 생전부터 실권을 둘러싸고, 모자간, 형제간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내홍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신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가평은 통일교본부격인 천정궁이 있는 곳이다. 23일 오전 10시 문 총재의 1주기 추도식엔 국내외 신자 2만여명이 참석했다. 전날 분신을 시도한 50대 여성도 문 총재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온 신도 6천여명중 한명이다.
통일교에선 절대적인 교주였던 문 총재가 별세한 후 권력 지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다.
통일교는 문 교주가 지난해 92세로 별세하기 전 사업쪽 후계자는 4남 국진(43)씨로, 종교쪽 후계자인 7남 형진(34)씨로 정리됐었다.
문선명 총재 구순잔치에서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 부부
지난해 유리관에 안치된 문선명 총재 주검을 찾은 추모객들.
통일교에선 문 총재의 아들 가운데 교단 주류였던 국진·형진씨쪽과 3남 현진씨쪽이 맞붙어 이른바‘왕자의 난’을 펼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업무지구 요지에 있는 4만6465㎡를 사이에 둔 분쟁이다. 현진씨쪽은 지난 2005년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Y22프로젝트)와 99년 지상권 사용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따라 이 부지에 지상 53·69층 규모 오피스건물 2개동과 지상 6층짜리 쇼핑몰, 30층 높이의 비즈니스호텔 등을 짓는 파크원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국진씨가 문 총재 뜻에 따라 현진씨를 상대로 여의도 지상권매각 반대소송를 제기했다. 그러나 교단 주류인 국진씨쪽이 1, 2심에서 패소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통일재단 이사회가 국진씨의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교주 별세 후 4남과 7남도 실권에서 배제되고, 문교주의 부인인 한학자(70) 총재가 실권을 장악하고 측근들을 요직에 배치해 교단을 운영하고 있다.
국진씨는 지난 3월 통일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직을 내놓고 미국에 돌아가 자신이 소유한 총기회사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형진씨도 지난해 9월말 ‘통일교 한국총회장’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통일교 세계회장’이란 명목상 직함을 갖고는 있지만 현재 뉴욕에서 환경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남 현진씨는 현 통일교와 관계를 갖지않은 채 별도로 미국 시애틀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인 GPF(글로벌피스페스티벌) 재단 이사장으로서 국제적인 엔지오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다.
통일교 본부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선물한 풍산개 암수 한쌍
따라서 종교·기업·재단 등 모든 실권을 장악한 한 총재가 문 총재에 이은 교주로 통일교를 이끌고 있다. 통일교에서 한 총재는 ‘참아버지’로 불린 문 총재와 동격인 ‘참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한 총재의 주변엔 형진씨의 후임으로 통일교 한국총회장에 취임한 양창식(60) 전 미국총회장과 국진씨 퇴진 후 통일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노희(72) 유니버설문화재단 부이사장이 포진해있다.
한 총재 중심의 통일교는 문 교주의 어록 편찬 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 통일교가 주도한 합동국제결혼을 통해 탄생한 다문화가장이 국내 5만 가정 중 2만 가정이나 된다면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돕기 위한 장학기금 1천억을 조성 중에 있다.
한편 문 총재의 1주기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추모메시지를 전해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작년 9월 문 총재가 별세했을 때도 조전을 보내고 ‘조국통일상’을 수여했으며, 당시 방북한 장례위원장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에게 조화를 전달하고, 풍산개 암수한쌍을 한 총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문 총재는 1991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고 나서 1994년 금강산국제그룹을 창립했고, 1998년에는 금강산 유람선관광사업을 추진했으며, 2000년에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목적으로 통일교 계열 단체인 평화대사협의회를 만들고, ‘자동차 경협 1호’로 알려진 평화자동차를 세웠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