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의 정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단어는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말이어서, 우리가 이 말을 쓸 때 흔히 아주 다양한 개념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재산의 개념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보니 도움이 되었다.
파괴적이거나 폭력적인 부에는 남을 희생시켜 자신을 살찌우는 소유물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공급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소유하는 만큼 남의 것을 빼앗는 셈이 되는 금전적 부나 물질적 소유물도 포함된다. 이는 착취적인 부로서 대개 경쟁이나 절도나 전쟁이나 상속을 통해 획득하며, 폭력이라는 위협을 가하는 법의 보호를 받는다. 이런 종류의 부는 대개 유한한 자원에 의존하는 것이다. '재물'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이런 종류의 부는 우리의 사회적 몸과 관련해볼 때 사실은 빈곤이나 마찬가지다. 착취를 일삼는 부자는 부를 창출하기보다는 귀한 것들의 흐름을 '가로막고'있다.
중립적인 부는 다른 사람들을 돕지도 방해하지도 않는 소유물을 말한다. 이 범주에 드는 것으로는 사적인 배움(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공부의 즐거움), 자신을 위해 만든 물건, 개인적으로 좋아서 연주하는 음악, 돌이나 조개껍질이나 민속 음악처럼 공급이 제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수집하는 일 등이 있다.
창의적이거나 생산적인 부에는 남을 풍요롭게 해주는 모든 소유물이 다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공유할 수 있는 지식, 남을 이롭게 하는 데 쓰이는 재능이나 기술, 남에게 많이 퍼줄수록 곳간이 더 커지는 식의 독특하고 놀라운 부의 영역이 있다. 이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이 사랑이나 우정, 그리고 친절이나 보살핌이나 열정, 건강, 기쁨과 같은 것이다. 함께 즐기는 음악은 두 배로 풍요로운 것이다. 창의적인 부는 비폭력적인 것으로, 나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유형의 부를 얻기 위해서는 아무도 남의 수고에 의지해 살 필요가 없다.
<핸드메이드 라이프>(윌리엄 코퍼스웨이트 지음, 피터 포브스 사진, 이한중 옮김, 돌베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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