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도자 4502명 시국선언
한국천주교 전국 교구별로 신부(사제)들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한데 이어 남·여 수도자(수사 및 수녀) 4502명이 26일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강대길 서강대내 예수회센터에서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 규탄 및 국가공권력 회개’ 시국미사를 열었다.
이어 수도자들은‘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란 시국선언문에서 “국가정보원이 경찰과 공모해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듣고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치못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책임도 관련도 없는 것처럼 모른체할 것이 아니라 국정원, 경찰, 새누리당의 불법 행위에 대해 먼저 책임지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대선 불법 개입 관련자 처벌과 국정원 개혁 등 모든 노력을 즉시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국가 권력에 의해 민주시민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가 공공연하게 침해 받는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아니면 최소한 중립적으로 보도하고 논평해야할 거대 언론들이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 서서 우리 사회의 긴급하고 중요한 현안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불법 선거개입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2007년 남북정상 회담의 기록까지 불법적으로 공개하며 민주 국가의 법체계 자체를 무력하게 만들면서 국민들을 속인 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한 정부기관이며 정당이라고 여길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시국선언에 동참한 수도자는 지난해말 현재 남자 1569명, 여자 1만167명 등 1만1736명의 수도자 가운데 39%에 이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