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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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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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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김씨인 운회 씨는 혼자삽니다.  57년생입니다.  화수부두 근처에 단칸방을 월세로 삽니다.  기초생활수급을 받습니다.  월세를 주고나면 겨우 참이슬 한 병 먹는 호사를 부려봅니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저를 보자 하리 굽혀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몇 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국수집 시작 전인데도  모시고 들어왔습니다.  편식도 하지 않고 반찬도 골고루 잘 담았습니다.
 
나는 나만 생각합니다. 모든 관심은 나에게만 둡니다. 내가 세상의 중심입니다. 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제일 좋다는 돈도 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내 자리에 남을 두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웃이 내 자리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의 눈을 이웃을 향했을 때, 사랑하려고 할 때,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려고 할 때는 늘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웃에게 다가갔지만 상처와 실망과 좌절로 이웃에게 섭섭했던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저 귓전에 흘려버리고 혼자 삽니다. 혼자가 좋습니다. 우리는 이웃을 잊어버렸습니다.

내가 내 주변 이웃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나 자신만을 고집하지 않고, 내 옆에 있는 이웃에게서 형제자매로서의 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에겐 참으로 새로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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