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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복원 뒤 물러나는 정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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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복원 3천일 회향 뒤 물러나는 정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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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직후 낙산사 모습.  사진 <한겨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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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낙산사 전경.  사진  낙산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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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복원을 주도한 정념 스님



 “미운 꽃, 못난 꽃, 마음이 일그러진 꽃일지라도 분별을 놓아 버리고 그 아름다움만 보게 해 주시고 이 아름다움과 향기가 차별 없이 세상을 향할 수 있도록 이 연등을 바치오니 큰마음 내도록 하여 주소서!”


 강원도 양양 낙산사 회주 정념 스님이 지난 3000일 동안 낙산사 불사를 도운 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무판매 보시용으로 만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란 책자에 담은 헌시다.


 낙산사는 지난 2005년 4월 5일 식목일 양양지역에서 난 산불이 옮겨붙어 주요건물들이 전소됐다. 의상조사가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관음성지 낙산사의 소실에 불자를 비롯한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정념 스님은 낙산사 주지로 부임한 지 보름만에 그런 재앙을 맞았다. 낙산사 복원을 위해 한푼이 아쉬운 마당에 그는 거둬들이려고하기보다는 퍼주는 불사를 전개했다. 화재 이후 복원 불사 도중 낙산사 입장료를 없애고, 점심 때는 낙산사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국수를 공짜로 대접했다. 자판기 커피까지 공짜로 제공했다. 


 너무 많은 인파가 국수를 먹어 절 재정에 부담이 된다면서 유료화하려는 소임자에게 “수십만명이 기뻐할 일을 그만둬야겠는가, 그 기쁨을 없애려는 네가 절을 나가야겠는가”라고 호통을 친 일화가 있다. 또 소임자들이 국수실 앞에 둔 보시함을 두자, “줄 때는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말고 주어 편하게 먹게 하라”며 보시함을 도끼로 뽀개기도 했다. 지금도 낙산사 무료국수실 앞엔 인파가 몰려 연간 10만여명이 무료 국수를 먹고 있다.


 이로 인해 낙산사를 다녀간 이들이 복원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낙산사 복원불사에 국민적 동참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따라 낙산사의 원통보전, 빈일루, 설선당, 심검당, 선열당, 취숙헌, 정취전, 송월요, 범종, 동종, 지장전, 정취전, 응향각, 대성문, 홍예문, 의상대 등이 복원되고 전반이 정비돼 오늘날 동해 최고의 가람으로 재탄생했다. 


 시련이 축복이 된 것은 낙산사만이 아니었다. 복원 불사와 동시에 낙산요양원, 낙산노인복지센터, 낙산유치원, 무산지역아동센터, 의상도서관을 지어 낙산사가 입은 은혜를 지역민에게 돌리는 자비불사를 전개하면서 양양 일대의 복지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정념 스님은 낙산사가 화마를 입은 지 3000일 즈음인 오는 24일 3천일 회향식을 갖고 낙산사 회주직에서 물러난다. 낙산사는 전 불교방송 이사장 도후 스님이 주지를 맡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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