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사진 강재훈 기자
조용기 목사 5천억원대 비리 폭로
세계 최대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내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소속 김대진·김석균 장로 등 30여명은 14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기 원로목사와 그 일가가 수천억원대의 교회 헌금을 사적으로 빼돌린 의혹을 제기했다.
조용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던 순복음선교회가 1992년부터 98년까지 CCMM 빌딩을 건축하면서 교회로부터 1633억원을 빌렸는데, 이 가운데 643억원만 돌려주고, 990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고 장로들은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사 당시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가 운영하는 (주)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과 (주)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에 각각 공사 대금 285억원과 166억원이 지급됐다.
조 목사의 삼남 조승제씨가 운영하는 인터내셔날클럽매니지먼트그룹이 순복음선교회로부터 CCMM 빌딩 3개층을 295억원에 매입했다가 3년 뒤 다시 순복음선교회에 372억원에 되팔아 77억원의 차익을 부당 편취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내용은 일부 장로들의 의혹제기에 따라 교회내에서 구성된 ‘교회의혹진상조사 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김상준 장로)가 지난해 5월 조사후 보고한 내용이다. 이들은 이 특위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조 목사가 큰아들 희준씨가 갖고 있던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적정가보다 4배 가까이 비싼 각격에 교회에 팔도록 지시해 교회에 157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안도 이 때 교회내 특위에서 조사된 것들이다.
이 장로들은 또 조 목사와 불륜을 맺은, <빠리의 나비 부인>의 저자 정아무개씨에게 더 이상 발설하지않는다는 무마를 전제로 조 목사가 15억원을 주기로 한 각서와 6억원을 준 영수증 사본 등도 공개했다. 이 내용도 일부 장로들의 문제 제기에 따라 교회내 윤리분과원회(위원장·신기득 장로)가 조사한 것이다.
조 목사가 20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았고, 지난 2004~2008년 5년간 연간 120억, 총 600억원의 특별선교비를 받았는데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목사의 비서실장격인 이원군 장로는 “조 목사님은 돈을 누구에게 주라 마라한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을만큼 돈과 무관한 분”이라며 “장로들의 주장을 본 후에 이쪽에서도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혜 총장의 측근은 “베대스다 대학 문제는 검찰 수사중임으로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지만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 수준으로 일일히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회 홍보실은 “개인적인 문제라 교회 차원에서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조 목사 쪽은 <국민일보>를 통해 발표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입장’이란 보도자료에서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내용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거나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조작된 것으로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 수준의 소문을 재각색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목사는 현재 장남 소유 주식 25만주를 적정가보다 4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교회가 사들이도록 해 교회에 157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에 나선 하상옥 전장로는 “조 목사의 회개 여부를 보고, 검찰 추가 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엔 조 목사를 두둔하는 신도들이 단상이 올라와 “왜 교회 일을 밖에서 떠드냐”거나 “왜 우리 목사님을 욕보이느냐”며 고함을 치고 주최측과 몸싸움을 벌여 회견이 중단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14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 비리 고발 기자회견 사진 김봉규 기자
조용기 목사의 측근으로 보이는 인물이 기자회견 중 단상에 뛰어들어 하상옥 전 장로의 목을 가격하려하고 있다. 사진 김봉규 기자
기자회견을 항의하는 조 목사 지지자들과 고발기자회견 장로들과 몸싸움 사진 김봉규 기자
폭로로 본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의 비리의 구체적인 내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내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소속 장로들이 14일 폭로한 조 원로목사의 비리 의혹 규모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액수다.
장로들은 지난해 조 목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교회 안에 구성된 의혹진상조사특별위원회와 윤리위원회가 조사한 3건의 비리 및 부정에 대한 조사보고서 등을 함께 공개했다.
장로들은 장남 조희준씨가 5만명에게서 모은 <국민일보> 평생독자 회비 342억원을 주식투자 등으로 유용한 것에 더해 모두 2400여억원의 교회 관련 재산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미국 베데스다대학 지원 조로 교회가 지급한 105억원의 사용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장로들은 이 대학이 약 150억원을 주고 미국에 구입한 부동산도 교회 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장로들은 조 목사와 그 일가가 교회 돈을 빼돌려 배임 횡령한 액수가 모두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폭로 내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조 목사가 직접 수령해 간 돈의 액수다. 장로들은 조 목사가 2008년 담임목사직에서 퇴임하면서 퇴직금으로 200억원을 받아 갔다고 한다. 이 내용도 교회 내 주요 의결기관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결정돼 당시 장로들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퇴직 뒤에도 교회와 <국민일보>, 국민문화재단 등으로부터 매월 7500여만원의 돈을 받고 있다고 한다. 교회가 40여억원을 주고 구입한 서울 연희동 빌라로 이사하면서 교회 소유의 서울 강남 논현동 집을 큰아들 희준씨가 살도록 했다. 조 목사가 2004~2008년 5년간 교회로부터 받아 간 600억원의 특별선교비 용처에 대한 의
혹도 제기됐다. 장로들은 경기 파주시에 조 목사가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1만2646평의 농지도 교회 돈을 유용한 것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장로들이 공개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1년 헌금액수는 1000억~1200억원가량이다. 애초 연간 2000억원 정도이던 본부 교회의 연간 헌금이 조 목사가 2008년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을 물려줄 즈음 서울시내에 지성전을 독립시켜 신자들이 나뉘면서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종교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장로들
은 조 목사가 은퇴했으면서도 여전히 총재란 이름으로 결재를 해 후임 이영훈 목사가 인사와 재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교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빠리의 나비부인>의 저자인 재프랑스 성악가 정아무개씨의 책을 회수하고 15억원을 주는 과정의 심부름에 참여했다고 고백한 하상옥 전 장로는 회견에서 “교주라면 계명을 어기고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목회자라면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14년 전부터 수차례나 조 목사님을 만나 회개해 위대한 목회자로 다시 돌아올 것을 설득했
지만 비리가 지금까지 계속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지난 10월7일 서울 서초동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는 조용기 목사와 장남 조희준씨 사진 강창광기자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 비리 의혹 등 일지
-1997년 6월 순복음교회 장로들, 조용기 목사의 장남이자 전 <국민일보> 회장인 조희준씨가 회장인 회사가 교회 당회 의결 없이 교회 본관 건물을 담보로 185억원을 대
출받은 사실 폭로.
-2001년 조희준씨, 조세포탈·횡령 혐의로 기소돼 3년 징역에 5년 집행유예 선고.
-2011년 4월13일 <국민일보> 노조와 순복음교회 신도들이 조 목사 부인 김성혜씨가 자신 소유 땅에 지은 빌딩을 운영 임대하는 과정에서 <국민일보> 등에 손해를 끼쳤다
며 배임 혐의로 검찰 고발.
-2011년 4월22일 조 목사, 부활절 고난주일 특별예배에서 교회 사유화 논란과 관련해 신자들에게 큰절하며 사과.
-2011년 5월31일 조용기 목사 (재)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 사임. 김성혜씨도 (재)사랑과행복나눔 회장 겸 이사 사직.
-2011년 8월 순복음교회 시무장로 800여명 중 700여명, 조 목사 가족 퇴진 요구 서명운동.
-2011년 9월19일 순복음교회 장로 29명, 조 목사와 장남을 <국민일보> 평생독자기금과 교회돈 등 수백억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쓴 혐의로 검찰 고발.
-2013년 1월18일 조희준씨 집행유예 기간 중 자신의 회사 계열사 자금 35억원을 빼내 사적으로 쓴 혐의로 구속.
-2013년 6월7일 검찰, 조 목사가 교회에 157억원대의 손해를 끼치고 35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2013년 6월14일 신문발전기금 2억여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조 목사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2013년 7월 차영 전 민주통합당 대변인, 조희준씨 대상 친자확인 및 양육비 청구 소송.
-2013년 10월30일 김성혜 한세대 총장, 선교지원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됨.
-2013년 11월14일 순복음교회 장로들, 조용기 목사 일가 5천억원대 비리 의혹 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