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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전국에 '햇빛교당'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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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전국에 ‘햇빛 교당’ 프로젝트

[종교의 창] 핵발전소 대안 찾기 나선 종교계


지난달 30일 열린 ‘그리스도인들의 유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개막기도회는 ‘핵을 상징하는 재를 뒤집어쓴 채 고통에 절규하는’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우리 시대의 화두가 바로 ‘핵’ 문제임을 알리고자 함이었다.
우리도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핵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한 운동에 종교계가 너나없이 나서고 있다.

원불교 성지 인근에 위치한 전남 영광핵발전소 3호기가 관통관 균열사고 등을 겪은 지난해 9월 이후 매주 22㎞, 총 1166㎞ 거리의 ‘생명평화 탈핵 순례’를 펼쳐온 원불교환경연대는 25일 가톨릭, 개신교, 불교, 천도교 등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영광핵발전소 앞에서 순례 1돌 기도회를 열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달 1년에 한 번씩 여는 정기총회의 최대 의제로 ‘탈핵’을 삼았다. 주교회의는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이라는 책자를 펴내 전국의 교인들에게 강론하고 교육하기로 했다. 이 책자엔 늑대를 양으로 둔갑시킨 듯한 ‘원자력’이란 말을 폐기하고, ‘핵’이란 말로 제대로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신교에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청년회(YMCA)전국연맹 등 10여개 단체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연대’(핵 없는 세상연대)를 창립했다. 올해부터 ‘한국 교회 탈핵 공동행동의 날’을 지정해 전체 교회 차원의 반핵운동을 해나가고 있다.
불교계도 지난 3월 불교생명윤리협회를 띄워 불교의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핵발전소를 폐기하고 청정 대안 에너지를 확산하는 운동에 뛰어들었다.
성지 옆 핵발전소로 인한 위기감을 절감한 원불교는 이번엔 핵 폐기로 인한 대체 에너지를 직접 실현해보는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원불교가 세상에 나온 지 100돌(2016년)을 앞두고 전국의 100개 교당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햇빛교당’ 프로젝트다.

 

햇빛교당2.jpg

 

100개 교당 옥상에 태양광발전장치
서울 구로교당 20㎾ 목표 곧 착공
협동조합 방식 소액출자 받기로
가톨릭·개신교도 ‘탈핵’ 운동 적극

 

원불교는 서울 구로교당을 제1호 ‘햇빛교당’으로 만들기로 하고 곧 공사에 들어간다. 구로 햇빛교당은 하루 20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보통 가정집이 하루에 쓰는 전력이 3킬로와트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교당이 자급자족하고도 남는다. 남는 전기는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거나 한국전력에 팔아 사회공헌 사업에 쓸 예정이다. 화곡교당에선 공학박사인 최서연 교무가 태양열 발전 장치를 설치해 자급하며, 남는 전기는 팔고 있다.
건립 비용은 협동조합 방식을 도입해 조합원 출자로 조달한다. 협동조합은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교단 창립 때 영광 영산에서 경제 자립과 상부상조를 위해 설립한 저축조합과 맥이 닿는다. 소태산은 당시 마을 조합원들의 협력을 통해 간척지를 일구어 농토를 확장해 마을 기근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5만원 이상만 내면 누구나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출자금은 100만원을 넘지 못한다. 돈이 자칫 좋은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소액 출자로 방침을 정했다.

 

햇빛교당1.jpg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정상덕 교무는 “우리가 앞장서서 실제 청정 대안 에너지가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핵발전소를 청정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늘어갈 것이다. 교단 100년 성업 사업으로 햇빛교당을 만들기로 한 것은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대로 천지의 은혜에 보은한다는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교단이 운영하는 영산성지고와 화랑고, 원경고, 원광대 등 학교와 사회복지시설 등까지 이 사업을 점차 확산시켜가겠다”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5시30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교회, 핵에너지를 넘어 대안을 생각하다’라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 심포지엄’을 연다. 이 심포지엄에선 서울 구로동교회와 산정현교회의 대안 에너지 운동 사례가 발표되고, 에너지정책 관계자들을 불러 ‘핵에너지가 과연 안전하고 저렴한지’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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