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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들도 대통령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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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3_안녕시국미사-.jpg

성탄절을 앞둔 23일 오후 6시30분 대한문에서 봉헌될 안녕 시국미사 포스터




청빈과 순명을 서원한 가톨릭 수도회가 대통령 퇴진 주장에 가세했다.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는 17일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반드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안전행정부 등의 국가기관들이 지난 대선에서 불법적으로 개입했음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고, 여러 정황상 일부 직원들의 단순한 일탈행위가 아니라, 국가 기관들 차원에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며 포괄적인 깊은 개입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도회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선을 근본적으로 무효화시키는 대대적인 관권 부정선거이고,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경제 정의의 기초 등 대한민국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법 행위이기에, 현 대통령은 최고 책임자로서 마땅히 사퇴해야 하고, 전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구속 수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도회는 이어 “대통령을 비롯한 현정권은 국가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을 투명하게 밝히기보다 오히려 수사 기관에 부당한 개입이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춰져 국가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을 축소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되지않을 수 없다. 여기에 주요 언론과 방송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을 보도하기보다 기득권에 편승해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다수의 국민들은 이를 올바르게 밝히기 위해선 반드시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도회는 이와함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포함한 국민 개개인은 가정과 직장에 묶여있어 부당한 정치 권력과 부패한 국가기관들에 저항할 때에 예상되는 여러가지 불이익 때문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 수 있다. 그런 경우 성직자 수도자들이 이들을 대신해 의롭고 용감하게 하느님의 소리를 외쳐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해야 할 때다. 현 정권이 권력을 이용해 은폐 축소를 기도하고, 주요 언론과 방송매체들이 왜곡 보도하는 상황 앞에서 가톨릭 성직자 수도자들은 양심적으로 더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다”고 고백했다.

 작은형제회는 지난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자체 시국미사를 갖고 이 선언문을 낭독했다.


 또‘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공동대표단’은 성탄절을 앞둔 오는 23일 오후 6시30분 서울 시청앞 대안문에서 시국미사를 연다.


 이 대표단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권오광 상임대표, 천주교인권위원회 김형태 이사장, 가톨릭농민회 이상식회장, 대구노동사목 이태숙 대표, 경남청년희망센터 정동화 이사장 등 가톨릭 평신도·학계·엔지오 등의 지도자들로 꾸려졌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의 한국인 가톨릭 사제·수도자들과 유학생들은 17일 오후 6시(현지시간) 그레고리안대 본관2층 성당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정의구현을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로마그레고리안대학 시국미사-.jpg

로마에서 열리는 시국미사 알림 포스터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글


-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 대선 개입에 관한 작은 형제회 수도자들의 소리 -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꽃피게 하소서!”(시편 72,7)


박근혜 대통령님, 현정권의 앞날에 어둠의 그림자가 밀려오는 것 같아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1. 지금 우리 사회는 절박하고 복잡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가장 중대한 문제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 국가 기관들이 불법적으로 깊이 관여했다는 강한 의혹이 차츰차츰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선거 부정의 문제입니다. 이 중대한 문제 앞에서, 국가 통치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께서 올바른 국민의 소리를 듣고 의롭게 통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듯”(이사 11,6), 대통령과 국민, 여당과 야당 등 우리 모두가 사는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는 길”(시편 72,7), 곧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하여 깨끗한 정치가 펼쳐지고, 깨끗한 정치를 통하여 경제적 부가 정의롭게 분배되며 경제 정의가 실현됩니다. 이와 반대로 부정한 선거는 부패한 정치를 낳고 부패한 정치는 경제 부조리를 초래하여 국민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깨끗한 정권의 탄생은 국민 모두가 경제 정의를 누릴 수 있는 가장 튼튼하고 가장 성공적인 경제 정책이 됩니다. 


3. 지금까지 밝혀진 보도에 따르면, 반드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 보훈처, 안행부(옛 행안부) 등의 국가 기관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음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고, 이는 여러 가지 정황상 일부 직원들의 단순한 일탈 행위가 아니라, 국기 기관들 차원에서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며 포괄적인 깊은 개입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 대통령 선거를 근본적으로 무효화시키는 대대적인 관권 부정 선거이고,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경제 정의의 기초 등 대한민국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법 행위이기에, 현 대통령은 최고 책임자로서 마땅히 사퇴해야 하고, 전임 대통령을 비롯하여 관련자들을 구속 수사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국정원 등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 대선 개입은 반드시 투명하게 사실대로 밝혀져야 합니다.


4. 지금까지의 정황과 건전한 국민의 상식 수준에서 보면, 대통령을 비롯하여 현 정권은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을 투명하게 밝히기보다 오히려 수사 기관에 부당한 개입이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쳐져,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을 축소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주요 언론과 방송들은 객관적 입장에서 사실을 보도하기보다 기득권에 편승하여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상황이 중대하기에, 건강한 다수의 국민들은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이고 대대적인 선거 개입 문제를 객관적으로 올바르게 밝히기 위해서 반드시 특별 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대통령과 현 정권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5.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은 하늘의 소리를 들을 때입니다. 여당의 소리와 야당의 소리를 초월하여 하늘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하늘의 소리는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연약한 국민을 통하여 더 분명하게 울립니다. 그 국민의 소리가 곧 하늘의 소리입니다.


국민의 소리 가운데에는 소크라테스를 죽인 다수의 소리, 예수님을 죽인 기득권자들의 소리, 나찌나 스탈린을 지지한 집단 이기주의의 소리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한 정당의 편파적인 소리,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언론들의 왜곡된 소리,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분열의 소리, 이데올로기에서 나오는 맹목적인 소리, 공권력을 통하여 정권을 유지하려는 부당한 권력의 소리 등 편협하고 왜곡된 소리들을 듣지 마시고, 힘 없고 가난한 이들의 소리, 건강한 상식을 갖춘 이들의 소리, 그 속에 담겨 있는 정의와 자유의 소리, 진리와 사랑의 소리, 화해와 일치의 소리, 그리하여 모두를 살리는 상생(相生)과 공생(共生)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그 소리가 의로운 소리이고, 진정한 국민의 소리이며, 하늘의 소리, 곧 하느님의 소리입니다. 


6.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포함한 국민 개개인은 가정과 직장에 묶여 있어, 부당한 정치 권력과 부패한 국가 기관들에 저항할 때에, 예상되는 여러 가지 불이익 때문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성직자 수도자들이 이들을 대신하여 의롭고 용감하게 하느님의 소리를 외쳐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해야 할 때입니다. 국가 기관들의 불법적이고 대대적인 대선 개입이라는 중대한 부정 부패 앞에서 현 정권이 권력을 이용하여 은폐 축소를 기도하고, 주요 언론과 방송 매체들이 왜곡 보도하는 상황 앞에서, 가톨릭 성직자 수도자들은 양심적으로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힘의 논리와 심판의 논리에 기초한 패도 정치, 공안 정치가 아니라, 정의의 길과 진실의 길을 걷는 왕도 정치, 덕의 정치를 펼쳐 주십시오. 그 길만이 국민 모두가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길입니다. 진실과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가톨릭 성직자, 수도자들의 소리를 국민의 소리요, 하늘의 소리, 곧 하느님의 목소리로 들으십시오. 


2013년 12월 13일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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