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해오름을 맞으러 동산을 향해 섭니다.
새로운 시간의 첫장에서 뿌리를 생각하며 내가 나무임을 생각합니다.
첫 순간의 샘솟는 옹달샘을 생각하며 내가 강물임을 생각합니다.
금년에는 해 바라보기에 한눈 팔지 않으리
바다를 향한 걸음에 충실하리라
물고기 조약돌을 만나 사랑을 속삭이거 헤어지다 보면 바다에 이르리니
모종하는 비탈밭에 한동이 물이 된들 마다할 것인가.
새들에게 둥지를 내어주는 나무가지로 살것이나
나뭇꾼의 땔감으로 불려간다 한들
그것이 내가 있음의 이유임을 어찌 찬양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래.
나는 고귀한 존재로 태어나 살아있습니다.
행복한 아침입니다.
갑오년 새 아침에 소백산 자락 산위의 마을 에서
박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