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 해임
지난 15년간 <불교방송>에서 사실상 최고 실력자로 군림해온 영담 스님이 이사장직에서 해임됐다.
<불교방송> 이사회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18명의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뮤지컬 <원효> 수입 정산 과정의 배임의혹으로 논란이 된 영담 스님을 해임했다.
<불교방송>은 영담 스님쪽이 현 이채원 사장 해임에 나서면서 이사장과 사장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승려 진행자들이 영담 스님 편에 서서 방송진행을 중단하고, 노조가 이사장과 전면전을 선언해 영담 스님을 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영담 스님이 조계종 소속 이사 6명에게 미리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열린 이날 이사회에서 조계종 승려 이사들은 “영담 스님이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만큼 이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 하자”고 주장했으나, 재가이사들이 이를 거부해 표결한 결과 10명은 해임안에 동의하고, 8명은 사직서 수리에 동의해 결국 해임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표결 상정된 안건이 영담 스님의 이사장직 뿐 아니라 이사직 해임까지 포함된 것이라는 재가이사들의 주장에 조계종 승려 이사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윤수 이사는 “녹취록이 있으므로 이사까지 해임안을 처리한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담 스님은 “이사회 전에 이미 사표를 냈고, (이사직까지 포함해) 내 거취는 조계종 스님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일임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불교방송> 전영신 노조위원장은 “뮤지컬사업 정산 과정에서 잘못 간 돈을 원래대로 회귀해야하기 때문에 영담 스님의 이사장직 사퇴 여부와 관계 없이 검찰 고발은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