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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정신치료 창시자 이동식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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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에 동양철학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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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사진)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이 10일 새벽 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


고인은 대구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국대학(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미국 뉴욕대 신경정신과 등에서 일했으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창립회원으로 회장과 이사장, 아시아태평양정신치료학회(APAP) 명예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불교와 유교, 노자·장자를 섭렵해 동양철학과 서양의 정신의학을 융합한 ‘도(道) 정신치료’를 창시했다. 그는 1954년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

아와 숭산·탄허·지관·월운·종범 스님 등으로부터 불교를 배우는 등 동양사상을 탐구했다. 그는 불교를 공부하다가 화두선의 창시자인 대혜종고가 쓴 <서장>에 나오는 애응지물(碍膺之物), 즉 가슴에 거리끼는 것, 집착되어 있는 것이 곧 ‘핵심감정’(콤플렉스)임을 알게 돼 불교에서 ‘애응지물에서 벗어나는 것이 각(覺·깨달음)’이듯 정신의학에서 핵심감정으로부터 해방되는 게 정신건강으로 가는 길임을 제시했다.


또 그는 정신의학과 불교를 동시에 공부하면서 ‘사람들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끊임없이 사랑받기만을 갈구하면서 상대에게 의존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적개심을 품게 되는 애증이 바로 중생고’라는 것을 깨닫고, 유아적인 사랑에 대한 갈구나 인정, 대우를 받으려는 욕구를 줄이고 쉬는 게 정신건강을 이루는 길이며, 이런 욕구가 없는 것이 바로 무아(無我: 나라고 할 만한 독립된 실체가 원래 없음)이며 진여(眞如: 깨달음의 본체

)라고 밝혔다.


그는 “서양엔 정신건강을 이루기 위한 이론만 있는 데 반해 동양에선 구체적인 수도의 전통이 면면이 이어져왔기에 궁극적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도를닦아야 한다”며 “그러나 참선은 서양의 정신분석보다 고차원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정신분석 치료처럼 한 주일에 세 시간 이상 수년간을 치료자가 친절히 이끌어주는 면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서양식의 정신 치료가 성공된 뒤 또는 어느 정도된 뒤에 참선을 병행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동순(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이사장)씨와 재경(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재현(미국 거주)·재미(프랑스 거주)·재순씨 등 4녀가 있

다.


장례는 한국정신치료학회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에 열린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02)2072-2091.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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