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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주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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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한상봉 주간

수도자 꿈꾸다 가톨릭 운동가로

교회본질 고민 홀로 시작한 매체

‘사회교리’ 일깨우며 창간 5돌 맞아

“교회는 그들 아닌 세상 위한 존재”



한상봉 주간.JPG



“교회에 약이 되고 세상에 밥이 되어야지요.” 창간 5돌을 맞은 가톨릭 인터넷 매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catholicnews.co.kr)의 한상봉 주간(51사진)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10일 만났다.


그가 2007년 다음 카페에서 홀로 시작한 이 매체는 이제 사제들과 수도자들, 단체들이 가장 ‘즐겨찾는 곳’이 됐다. 재작년까지 옥탑방에서 근근이 꾸려가다 지금은 서울 합정역 근처 사무실에 기자 5명 등 여덟 식구의 어엿한 매체가 됐다. 제도권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쓰다 보니 지원도 받지 못하는 대안매체다. 그나마 이 정도 자리를 잡은 것 자체가 보수성 짙은 가톨릭계에서 기적에 가깝다. 매달 5000원·1만원씩 내는 소액후원회

원 1300여명이 한국 가톨릭의 숨구멍을 여는 데 힘을 보태주고 있다. 한 주간은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월급을 못 준 적은 한번도 없다”며 ‘하느님의 섭리’를 자랑했다.


그는 애초 80년대 후반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수도자가 되고자 예수회 수도회에 지원했다. 그러다 수도를 포기하고 한때는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의 전신인 천주교사회문제연구소 연구원을 시작으로 정의구현사제단 사무국장, 종교잡지 <공동선> 편집장, 노동사목협의회 간사 등을 맡아 ‘가톨릭 운동단체’의 핵심으로 활동해왔다.


늘 교회와 교인의 본질을 고민하던 그는 노동사목을 하면서 ‘도로시 데이’(1887~1980)라는 멘토를 발견했다. 도로시 데이는 1933년 미국에서 <가톨릭일꾼>이란 신문을 발간해 가톨릭 사회교리를 전파하며, 미국의 경제와 노동 상황을 비판한 가톨릭 여성시민운동가다.


“도로시 데이는 노숙자와 빈자에게 음식도 제공하고 시골에 농업공동체도 만들고 노동운동도 하며 평화운동을 전개했다. 어려서부터 성인들을 좋아했던 그는 ‘배고픈 사람에게 밥은 주는 성인은 많은데, ‘왜 가난한 이들이 많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성인은 없는가를 궁금해했다. 그러던 중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라’는 기도 응답을 받았다.”


한 주간은 새 매체의 ‘주보성인’으로 도로시 데이를 정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 안에 깊숙이 들어가서, 세상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도로시 데이의 생각대로 교회와 세상의 담을 넘었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아픔을 나누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사제와 수도자들 뒤엔 늘 <가톨릭뉴스> 기자들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많은 사제 수도자들이 4대강과 밀양, 강정에서 함께하는 물꼬가 트였다. 또한 한국 교회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해 다룬 ‘사회교리’가 어떤 교리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도 교회 안팎에 환기시키는 구실도 했다.


“교회에서 늘 말하는 ‘이웃 사랑’이라는 게 너무 추상적이어서 자칫 잘못 이해되기 쉽다. ‘이웃 사랑’이 우리끼리만 사랑하고, 우리들만의 천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교회는 그 자세를 위한 존재가 아니고, 세상을 위한 존재다.”


그와 기자들은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이처럼 새롭게 깨우기 위한 종소리를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1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여는 창립 5돌기념 미사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자리다. 같은 장소에서 11~14일 운영기금 마련을 위한 ‘이철수 판화전’도 열린다. 13일 오후 4시엔 공지영 작가도 이 대안매체에 힘을 보태기 위해 토크쇼를 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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