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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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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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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無逸)사상은 주나라 역사 경험의 총괄이라고 평가됩니다. 생산 노동과 일하는 사람의 고통을 체험하고 그 어려움을 깨닫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 

여담이지만 나한테 건설 회사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는 후배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 '무일'이란 이름을 추천했지요. 건설 현장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싫다고 하더군요. 건설 회사가 '일이 없으면'(무일)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어요. 무일無逸이 물론 그런 뜻은 아니지만 어감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일이란 의미에 대하여 아무런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진짜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러분과 같은 신세대 정서로는 그러리라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무일은 불편함이고 불편은 고통이고 불행일 뿐이지요. 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신영복 지음, 돌베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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