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행복 10계명’
교황 “식사 때는 TV를 끄고 대화를 하세요”
14일 방한 앞둔 프란치스코 ‘이 시대의 행복 10계명’ 제시
조국 아르헨티나 언론과 인터뷰…“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다른 이의 믿음 존중하고 개종시키려 하지 마라” 제안도
프란치스코 교황. 한겨레 자료 사진.
“저마다의 삶을 살자. 식사 때는 텔레비전을 끄자. 다른 사람을 개종시키려 들지 말라….”
이달 14일 방한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 10계명’을 내놨다.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이들에게 은은한 울림을 준다.
교황은 최근 고국 아르헨티나의 주간지 <비바>와 한 인터뷰에서 행복에 이르는 비밀 지침 10가지를 제시했다. 미국 주교회의 산하 ‘가톨릭 뉴스 서비스’가 이를 영어로 번역해 소개했는데,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겸손과 반소비주의의 덕목이 녹아 있다고 영국 일간<인디펜던트>는 평가했다.
교황은 무엇보다 독립적이고도 열린 삶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제1의 과제로 “자신의 삶을 살되, 남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스스로의 길을 가되, 타인의 삶 또한 존중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나는 연못과 같이 느리고 고요하면서도 끊임없이 흐르는 삶의 상태를 좋아한다”며 친절하고 겸손하게 ‘조용히 전진하자’고 권고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다른 이의 믿음을 존중하고, 개종시키려 들지 말자”고 파격 제안을 했다. 그는 “교회의 성장은 개종 시도가 아니라 매혹시킴을 통해 가능한 것”이라며 “나는 당신을 설복시키기 위해 말한다는 태도야말로 최악의 종교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타인에게 열자”고 주문했다. “마음을 닫는 순간 자기중심적이 된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건강한 여가로 삶에 여유를 찾자고도 했다. 그는 “소비주의가 불안과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건강한 여가 문화를 앗아갔다. 일하느라 아이들과 놀 시간을 갖기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반드시 시간을 내야 한다”고 했다. 또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자”, “식사 때는 꼭 티브이를 끄고, 대화를 나누자”,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자”고 권했다.
교황이 제시한 ‘행복 10계명’
그는 사회적 의제들에도 관심을 갖자고 했다. 그는 먼저 “젊은이들을 위한 가치있는 일자리를 창출할 방법을 함께 찾자”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존엄성은 스스로의 노동으로 생계를 이을 수 있을 때 확보된다”며 “젊은 세대가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할 때 마약에 손을 대고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황은 “나는 ‘인간이 자연을 폭압적으로 착취함으로써 자멸의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연을 존중하고 돌보자”고 했다. 그는 끝으로 “평화를 위해 행동하자”고 제안했다. “평화를 위한 호소는 우렁차야 한다. 때로 평화는 조용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사실 평화는 정적이지 않고 언제나 주도적인 움직임이다.” 그는 이밖에 ‘이민자 지원’의 중요성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가톨릭 뉴스 서비스’는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