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해야 할 종교적 이유 2가지
현재 한 갑에 2500원 하는 담뱃값이 내년부터 4500원으로 인상된다고 하여 찬반 논란이 뜨겁다.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줄어들면 그만큼 국민 건강에 좋다고 찬성하는 쪽과, 결국 서민들의 조세 부담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반대하는 쪽이다. 흡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 2위를 다투는 한국이니 흡연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의 ‘금연 전도사’로 알려진 박재갑 박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분은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및 암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로서 세계적 암 연구의 권위자다. 이분에 의하면 암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암 예방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금연이라고 한다. 어느 물질이든 그 속에 발암물질이 한가지만 있어도 금해야 하는데, 담배에는 그것이 무려 60여가지나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담배는 암뿐 아니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담배로 죽는 사람 수가 하루에 150여명, 1년에 줄잡아 5만8000명,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10배나 된다. 따라서 담배는 ‘우리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주적’이라고 단언하면서, 한국도 흡연을 불법화한 부탄처럼 정부가 나서서 흡연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물론 모든 일에 양지와 음지가 있기 마련이다. 천국에도 파이프가 없으면 갈 마음이 없다고 한 어느 유명한 독일 신학자의 경우처럼 담배가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흡연에는 분명 음지가 더 짙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금연해야 하는가? 물론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서다. 그 외에도 남에게 연기를 피우지 않으니 윤리적으로도 좋고, 꽁초를 함부로 버려 지저분해지는 일이 없으니 미화에도 좋고, 돈을 절약하니 경제적으로도 좋고, 화재나 산불의 위험이 적어지니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좋고 등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 이외에 ‘종교적’ 이유 두가지를 들어본다. 첫째, 정신적 자유를 위해서다.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를 손에서 뗄 수 없는 상태, 담배가 없으면 눈에 담배밖에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면 이는 흡연 습관에 노예가 되어 있다는 증거다. 내가 담배를 즐기는 것이라기보다 담배가 나를 조절하는 셈이다. 완전한 자유인으로서의 삶에 방해가 된다는 뜻이 아닌가?
둘째, 나에게 주어진 역사적 중임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가? <효경>에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한 것처럼, 우리 몸은 부모님의 연장이다. 부모뿐 아니라 그 위에 수없이 많은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이다. 동시에 나는 내 뒤로 수많은 후손들의 뿌리가 되기도 한다. 나는 말하자면 영원을 이어주는 황금 고리다. 이런 몸을 어찌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오강남 경계너머 아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