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소풍
새벽 다섯 시를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청송 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몇 번을 일어나서 다섯 시를 기다렸습니다. 소풍가는 듯….
달걀도 삶아 놓고, 귤도 챙겨 놓고, 생수도 얼려 놓았습니다. 세수하고 옷 차려 입고, 강아지들 밥 챙겨주고 베베모 가족이 새벽 여섯 시에 청송으로 출발했습니다. 여섯 시인데도 깜깜한 밤입니다. 중앙 고속도 단양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라면을 먹었습니다.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 경북 북부 교도소가 있습니다. 네 개의 교도소가 있는 곳입니다(경북북부 1교도소, 2교도소, 3교도소, 직업훈련 교도소). 먼저 경북북부 3교도소 민원실에 갔습니다. 일반 면회를 신청했습니다. 3교도소에는 특별하고도 재소자는 아니라 간호사들도 수용되어 있습니다. 형기를 마쳤지만 감초처럼 받은 사람들은 최대 7년 미만의 감호를 살아야 한답니다. 저는 바오로 형제를, 베로니카와 모니카를 프란치스코 형제 면회를 신청했습니다. 요즘은 감옥에 있는 형제들에게 치솔 5개까지 넣어드릴 수 있고. 안경도 가능하고요. 그와는 재소자들이 감옥 안에서 구해야 한답니다. 준비해 간 치솔 5개씩 영치시키고 간식을 넣어드렸습니다. 그런 다음 면회 20분간 했습니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완전히 가려졌고요. 스피커와 마이크로 통화를 합니다. 전광판에 20분이 표시되고 스피커와 마이크가 작동 됩니다. 그리고 역으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됩니다. 1분이 남으면 삑 소리 나면서 마무리하라고 합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면회실에서 나왔습니다. 춥습니다.
차를 타고 진보로 나왔습니다. 단골 국수집에서 우리 밀 칼국수를 먹고, 떡방아간에 가서 떡을 사고, 쌀강정도 샀습니다. 슈퍼에 가서 사탕과 빵도 샀습니다. 귤도 한 상자 샀습니다.
다시 경북북부 1교도소로 들어갑니다. 형제들에게 대접할 떡과 과일과 과자를 셋이서 힘겹게 들고 내정문으로 들어갑니다. 신분증 내어 놓고 출입증을 받아 착용합니다. 그리고 사회복귀과에서 계장님이 나오셔야 계장님과 함께 교도소 안으로 들어갑니다. 몇 개의 철문을 지나 사회복귀과 사무실에 들어가서 교도관들과 인사 나누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자리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자매상담에 나올 형제들이 모두 모이면 그제야 모임 장소로 갑니다. 기도하고 인사를 나누고 그랬습니다. 오늘은 민들레국수집 인간극장 일부를 함께 시청했습니다. 너무 춥습니다. 몸이 꽁꽁 얼었습니다.
준비해 간 음식물을 나누고 또 봉투에 담고 그랬습니다. 같은 감방에 있는 형제들과 나누어먹기 위해서입니다. 오후 세 시에 마침 기도를 하고 다음달 만날 기약을 하면서 기장님의 안내로 교도소를 나왔습니다. 나오자 마자 민원실에 가서 영치금을 넣어드렸습니다.
경북북부1교도소 소장님 집무실로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소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담소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고 인천으로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비가 내리다가 단양으로 지날 즈음 눈이 조금 내렸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밤 아홉 시입니다. 몸은 노곤하지만 소풍 잘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