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세종문화회관 ‘후원의 밤’
1974년 11월 서울 종로 대각사 작은 사무실에서 창간호를 낸 월간 <불광>이 오는 6월 불교잡지로는 처음 지령 500호를 맞는다.
» 지홍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이자 발행인 지홍 스님은 3일 ‘불광 지령 500호’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40년 넘게 한 번도 결호 없이 발행된 잡지는 종교계만이 아니라 전체 출판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라며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홍 스님은 특히 ‘불광’이 첫 깃발을 올리는 데 기여한 광덕 스님(1927~99)의 헌신적 노력을 소개했다. 광덕 스님은 70년대 초 종단의 소임을 내려놓은 뒤 ‘불광 운동’을 시작했다. ‘진리의 빛으로 우리 자신과 사회를 밝게 비추자’는 기치로 74년 9월 불광회를 출범하고 두 달 뒤 ‘불광’을 창간했다.
광덕 스님의 상좌인 지홍 스님은 “조선의 배불 정책과 일제강점기의 불교 왜곡에 이어 미군정이 들어오면서 불교를 비롯한 전통문화는 퇴출과 말살의 위기에 놓인 상태였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이어 “무속화와 기복신앙에 오염된 불교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순수 불교 운동을 하게 됐다”며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 ‘불광’의 창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각사 뒤 골방에서 시작했어요. 방에는 벽장 하나, 전화기 한 대뿐이었죠. 그 방에 책상 하나 놓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경험도 지원도 없는 ‘도전’이었지만, 처음 나온 불교잡지인 만큼 호응도 컸다. 70년대 성철·경봉·서옹·고암·석주·일타 스님을 비롯한 당대 명승들과 국문학자 양주동, 신학자 변선환 등 지식인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잡지의 품격을 높였다. 81년 1월호부터는 첫 컬러인쇄를 도입하고 84년 1호부터는 가로쓰기를 과감히 채택하는 등 지면 혁신도 계속했다. 창간 1년 만에 불광법회가 출범하면서 재정적 뒷받침도 든든해졌다. 법회를 통해 독자가 점점 늘어 모금활동을 통해 82년 불광사도 창건됐다.
불광미디어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불광 후원의 밤’을 연다. 또 새달 11일 낮 1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붓다 빅퀘스천’ 콘퍼런스를 연다. 미산·원영·금강 스님,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기념전시회와 도서목록 발간도 준비 중이다.
지홍 스님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변화하는 ‘불광’을 세상에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길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