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수행열기로 무더위 날린다
휴가 겨냥 여름 집중수행프로그램
2013.07.15 <법보신문>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보림선원 등 철야참선정진
오곡도수련원 6박7일 수련
절·위빠사나 수행도 준비
옛날 어느 한 스님이 동산양개 선사에게 “몹시 춥거나 더울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고 물었다. 그러자 선사는 “추위나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에 그 스님은 다시 “어느 곳이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입니까?”고 재차 묻자 동산 선사는 “추울 때는 네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네 자신이 더위가 되라”고 타일렀다.
벽암록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이 가장 지혜로운 피서법이라는 가르침으로 조금만 더워도 호들갑을 떨거나 에어컨을 끼고 사는 현대인들이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조용한 산사에서 치열한 수행정진을 통해 더위를 피해 더위 속으로 뛰어드는 선인들의 지혜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때마침 재가선방과 수행모임 등에서 여름휴가를 겨냥해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개설해놓고 불자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유마거사로 불리는 백봉 김기추 거사의 가르침을 좇아 재가불교운동을 펼치고 있는 보림선원은 각 지역 모임별로 여름집중정진법회를 진행한다. 우선 서울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보림선원 서울선원은 7월26~28일 2박3일간 하계정진법회를 연다.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과 녹취집을 교재로 삼아, 일심행 선원장의 법문과 수행상담 등이 진행되며 경전에 대한 강의 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경남 산청에 위치한 산청보림선원도 7월27일~8월2일 1주일 철야정진을 진행한다.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과 교재를 바탕으로 선원장 청봉 거사가 수행을 지도하며 보림선원의 전통 수행방식에 따라 1주일간 잠을 자지 않고 참선 철야정진의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에 위치한 새말귀선원도 8월1~4일 일반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철야용맹정진법회를 연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로지 참선 수행에만 전념하고자 한다면 오곡도명상수련원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남해 통영국립해상공원 한려수도의 작은 섬 오곡도에 위치한 명상수련원은 오랫동안 대학 강단에서 불교를 강의하다 수행의 길에 들어선 장휘옥·김사업 박사가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간화선을 지도하는 곳이다.
집중수련회는 6박7일의 일정으로 열리며 수련기간 중에는 바깥출입이 금지되고 묵언 속에서 매일 9시간의 좌선과 독참, 제창을 하게 된다. 참가모집은 선착순 10명이다.
참선 뿐 아니라 위빠사나 수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천안 호두마을은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짜증과 화 등의 감정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에서 재충전과 휴식을 원하는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나를 힐링하기’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차명수 노매드 힐링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지도로 진행되는 위빠사나 명상을 통해 수시로 변화하는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 관찰하는 수행을 체험하게 된다. 7월19~21일과 8월30일~9월1일 등 총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인터넷 수행카페의 모임도 휴가를 맞아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수행모임 아비라는 7월22~27일 성철 스님의 주석처인 해인사 백련암에서 참선정진 법회를 열며, 8월18~21일에는 아비라 기도정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매월 1회 전국의 사찰을 돌며 철야정진을 진행하고 있는 금강정진회도 7월27~28일 충북 진천 보탑사에서 제90회 철야정진을 갖는다. 이밖에 절 수행도량 법왕정사도 휴가를 앞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7월28~29일 울산 언양법당에서 제216차 3000배 철야정진을 진행하며 부산 무심선원도 김태완 선원장의 지도로 8월1~4일 부산 송정해운대 청소년 수련원에서 여름정진법회를 진행한다.
*이 글은 법보신문(beopbo.com)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