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자
천지 창조 이래 지구는
하루에 꼭, 한 번씩만 자전합니다
그 속도가 이 순간까지 변함없습니다
지구 안의 사람만
계속 바쁩니다
오늘도 초를 다투며 움직입니다
지구의 아름다움은
그 안에 존재하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
활동과 관상의 조화입니다
관상의 여백을 무시한
인간의 빠른 욕망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파괴하였습니다
수도자
그는 지구의 조화를 위한
관상의 역할
조용한 여백의 공간
세상 안에서 빈의자의 역할입니다
빈의자
그저 바라만 보아도 편합니다
언제라도 앉을 수 있는 공간
찾아오는 누구라도 받아줍니다
세상의 중간이 아닌
후미진 자리에서
낮은 자세로 존재하는
조용한 빈의자
이웃을 위한
자신의 비움은
인간의 과도한 욕망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세상의 피로를 안고 찾아와
등 기대는 사람 위해
여기 있는 빈의자
지구 안의
수도자의 존재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위한
빈의자 역할입니다
*살레시오 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