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영감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 기다려도,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하지만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으며 그러므로 찾아 나설 수도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마침내 당도했을 때 우리는 비로서 허기로부터 건져 올려진다. 뿐만 아니라 세상사 모든 것에 끝이 있어 인연을 다해 떠나간다 해도 우리는 그것이 남긴 빛을 따라 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무엇이 상실일까. 그것이 내게 오기 전의 상태일까, 아니면 그것이 나를 떠나버린 후의 상태일까.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유선경 지음, 샘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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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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