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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다른것을 공격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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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jpg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은 공격할 대상인가, 아해의 대상인가. 자기와 다르다고 배타하고 공격하는 행위가 갈등과 폭력으로 발화되는 것이 역사다.

 인문운동가 이남곡(72) 선생이 공자의 <논어>의 일부 구절을 재해석해서 다시 내놓은 책은 ‘차이’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인에 대한 공자의 생각을 더욱 더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이남곡 선생의 삶은 차이 때문에 흐트러지고, 차이 때문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남곡은 전형적인 시골인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런 그가 경기중학교, 경기고등학교, 서울대 법대를 갔으니, 홀어머니의 기대를 한몸에 받을 법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농촌을 살려야한다며 농촌으로 내려가 8년간 ‘교육실천연구회’를 통해 교사운동을 했고, 남민전 사건으로 4년간 투옥됐다. 

 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창립의 주역인 서혜란이 그의 부인이다. 둘은 결혼해 첫아이를 낳은 지 6개월 만에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남곡은 50세가 되어 무소유공동체 실험을 위해 경기도 화산 야마기시(산안)마을공동체에 투신해 살았다. 그리고 60세가 되어 무소유사회가 아직은 보편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전북 장수에 정착했다. 된장 고추장을 만들던 서혜란과 함께 그가 매주 한번씩 <논어> 강독을 한게 인문운동과 인연을 맺는 계기였다.

 서혜란은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나면서 사랑한 남편에게 ‘고전을 읽고 그 향기를 이웃들과 나누는 인문운동’을 제안했다. 이 선생님은 부인의 소원대로 지난해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을 내고, 논실마을학교에서 ‘좋은 이웃들’과 주경야독을 하며 본격적인 인문운동을 시작했다.


서혜란이남곡부부.jpg» 서혜란 이남곡 부부


 이번에 재발간된 <삶에서 실천하는 고전적인 지혜, 논어>는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에서 진화한 것이다.

 저자는 <논어>를 전남 보성 득량면의 한옥서당 불이학당 등에서 강의해왔다. 그러면서도 논어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더욱 깊어진 듯하다. 한때 ‘운동권’이었던 그가 우익의 뿌리로 여겨졌던 공자의 대표서를 인문운동의 얼굴로 추켜든 것이 의외가 아닐 수 없다.


 “물신의 지배와 각자도생의 차가운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 해방된 개인들이 대동세상의 빛나는 구성원으로 되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데 ‘논어’는 소중한 보배다.”

 그는 “예순을 넘어 논어를 접했지만, 인문운동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이 점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는 “논어 해설서를 내고 나선 이후 논어의 내용들이 더 새롭게 다가왔다”며 재발간의 이유를 전했다.


 그가 책을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 결정적인 구절은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였다고 한다. 이 구절을 놓고 강독회 때 모인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가 가지고 있던 책을 가지고 모였는데, 전부 ‘이단을 행하면 해로울 뿐’이라고 번역을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는 그는 공자의 사상으로 볼 때 도저히 이런 해석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단’을 ‘극단’으로 바꿔서 해석했다고 한다. 그처럼 ‘자기와 다른 것을 공격하는 것은 해로울 뿐’이라는 게 공자의 뜻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자기와 다른 것은 검토의 대상일 뿐 공격이 대상이 아니며, ‘무지의 자각’을 탐구의 출발점으로 하는 공자의 과학적 태도로부터 당연하다는 것이다.


논실마을학교.jpg» 전북 장수 남원 일대에서 진행한 논실마을학교


 그는 이미 공자를 ‘소통의 달인’으로 조명한 바 있다. ‘군자는 세상 모든 일에 옳다고 하는 것이 따로 없고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이 따로 없이 오직 의를 좇을 뿐이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누구든 나에게 물어오면 어떤 편견도 없이 그 양 끝을 들추어서 끝까지 찾아보겠다’는 구절들이야말로 서로 다른 가치들이 공존하도록 진정한 탐구와 소통의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이남곡이 해석을 달리한 구절이 50살을 가리키는 지천명(知天命)이다. 그는 이를 처음 강독할 때는 ‘진리를 깨달았다’라는 식으로 이해했는데, 그것 또한 공자의 진리에 대한 탐구 태도와 맞지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천명을 분수(分數)로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지천명’을 ‘자연과 인간 속에서 자신의 분수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더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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