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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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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없이 사는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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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의 방 

 

김인숙방김인숙수녀방.jpg

 

수녀원 내부를 공사 할 때 
인부들은 두런거렸다.
“이 큰 건물에 방뿐이 없네.”

 

방 안을 들여다 본 그들은
또 한 번 의아해 했다.
“이렇게 없이 사는 줄 몰랐네요.”

 

두 평 남짓한 수도자의 방
책상 하나,
의자 하나,
작은 농 하나
그리고 일인용 침대

 

글자김인숙방아토스04.JPG

 

지난 여름 
부산을 내려갔을 때
나는 4시간을
대합실에서 보냈다.   
약속 장소인 지인 집에  
너무 빨리 나타나면
실례를 끼칠 것 같아서였다.   

 

어영부영하다보면
그 시간이 되겠지 하며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 걷다
서성거리길 반복하는 사이 
땅으로 꺼지는 피곤과
쓰러질 듯 잠이 쏟아졌다. 

 

서울에 있는
내 방 생각이 굴뚝같았다.
한 몸둥이 누울 수 있는 방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행복의 공간이었다.

 

 

살레시오수녀원 축소.jpg

*살레시오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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